하얀 상자를 구겼다가 살짝 펴놓은 것 같습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첫인상부터 반듯한 건물과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지붕의 창과 계단의 위치를 따라가면, 복잡해 보이던 덩어리에서 꽤 구체적인 이유가 보이기 시작하죠.
Frank Gehry
비트라 캠퍼스
게리의 첫 유럽 건축물
2개 층의 전시 공간
구겨진 종이처럼 보이는 건물,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아키픽 쇼츠는 이 건물의 첫인상을 ‘구겨진 하얀 종이 상자’에 빗댑니다. 꽤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다만 그 비유를 게리가 종이를 구겨 던져 설계했다는 실제 일화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건물의 생김새와 설계 과정에 관한 기록은 나누어 읽는 편이 정확하죠.
공식 사진을 보면 수직으로 선 벽과 곧은 모서리도 분명합니다. 그 사이로 둥근 벽, 비스듬한 덩어리, 방향이 다른 지붕이 끼어듭니다. 모든 선을 휘게 만든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을 놓치기 쉽습니다. 반듯한 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기울어진 부분이 더 낯설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 대비가 꽤 좋습니다. 멀리서는 어수선해 보여도, 가까운 사진에서 모서리를 하나씩 따라가면 형태를 읽을 단서가 있거든요. ‘대체 어떻게 서 있지?’라는 놀라움이 ‘이 덩어리는 무슨 일을 하지?’라는 궁금증으로 바뀝니다.
가구를 보여주려던 계획이 미술관으로 커지다
비트라는 축적해 온 의자와 가구 컬렉션을 공개할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초기에는 보관과 전시를 위한 비교적 단순한 시설을 생각했지만, 계획이 진행되면서 디자인과 건축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독립 재단 형태의 미술관으로 발전했습니다. 1989년에 완성된 이 건물은 프랭크 게리가 유럽에서 처음 실현한 건축물입니다. 비트라 공식 건축 소개
전시 면적은 약 700㎡이고 두 층에 걸쳐 있습니다. 이 수치는 캠퍼스 전체나 건물의 총연면적과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사진의 강렬한 인상에 비하면 전시 공간은 비교적 아담한 편이죠.
이 규모가 건물의 매력을 더한다고 봅니다. 엄청나게 큰 벽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대신, 몇 개의 덩어리가 만나는 방식으로 시선을 붙잡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제품을 들여다보듯 건물의 접힌 모서리도 하나씩 살펴보고 싶어집니다.
사선의 덩어리에는 계단이, 지붕에는 빛이 있다
미술관 공식 설명에 따르면, 바깥으로 두드러지는 사선 형태는 계단을 담고 있습니다. 지붕 중앙의 십자형 창은 내부로 빛을 끌어들이며, 외관에서도 건물 구성을 잡아주는 요소가 됩니다. 겉모양을 이루는 부분들이 실내의 움직임과 채광에 연결돼 있는 겁니다. 미술관 공식 캠퍼스 해설
이 설명을 알고 외관을 다시 보면 꽤 설득력이 생깁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공간과 빛을 받는 공간에 서로 다른 형태를 주었기 때문이죠. 추상적인 조각으로만 보이던 덩어리를 사람이 움직이고 빛이 들어오는 자리로 읽을 수 있습니다.

도면을 볼 때는 계단에서 먼저 시작해 보세요. 다음으로 지붕의 창과 그 아래 전시실을 연결해서 보면 좋습니다. 사진 한 장에서는 앞뒤로 겹쳐 보이던 부분이 평면과 단면에서는 떨어져 읽힙니다. 형태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방법입니다.
하얀 벽 덕분에 복잡한 모양이 버틴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외벽은 흰색 미장으로, 지붕은 아연으로 마감됐습니다. 내부에는 흰 벽을 가진 네 개의 주요 전시실이 있습니다. 미술관은 이를 전시품을 위한 담백한 공간과 조각 같은 외관이 함께 있는 건물로 설명합니다. 재료와 전시실에 관한 공식 설명
흰색을 고른 효과는 사진에서 잘 드러납니다. 색이 바뀌는 대신 그림자의 농도가 바뀌면서 벽의 방향을 알려주거든요. 여러 색과 무늬까지 더해졌다면 덩어리 사이의 관계를 읽기가 훨씬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재료를 절제한 덕분에 형태의 복잡함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깁니다.
다만 조각처럼 강한 외관은 호불호가 갈릴 만합니다. 전시를 담는 건물에서 건물 자체가 너무 오래 시선을 붙잡는다고 느낄 수도 있죠. 공개된 외관 사진만으로 관람의 편안함까지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멋진 지붕과 좋은 전시는 각각 살펴볼 문제로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해체주의’라는 이름보다 먼저 볼 것
비트라는 이 건물을 해체주의 건축의 대표적인 작업으로 소개합니다. 이름부터 외우면 오히려 막막하죠. 정면 사진에서 하나로 보이던 덩어리가 측면에서는 어떻게 갈라지는지, 곧은 벽 옆의 곡면이 어디서 시작하는지부터 보면 충분합니다.
‘구겨졌다’는 말은 입구로서는 재미있지만, 이 건물을 설명하기에는 조금 짧습니다. 계단과 천창의 자리를 함께 보면 형태를 만든 선택이 더 구체적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매력은 처음에는 이상해 보이던 모양을 두 번째에는 이유를 찾으며 보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쇼츠를 다시 재생한다면 흰색 덩어리 전체보다 지붕의 창과 사선 부분을 먼저 찾아보세요. 이어서 실제 사진과 도면을 비교하면, 짧은 영상에서 받은 인상을 한 단계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키픽 쇼츠로 함께 보기
영상은 AI로 재구성한 콘텐츠이며 실제 건물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건축 정보는 공식 자료와 공개 도면 출처를 바탕으로 별도 확인했습니다. ‘구겨진 종이’는 외관을 설명하는 비유로 사용했습니다.
자료와 출처
- Vitra — Vitra Design Museum, Frank Gehry, 1989: 설립 배경, 유럽 첫 건축물, 전시 면적과 층수.
- Vitra Design Museum — Vitra Campus: 외장 재료, 네 전시실, 계단과 십자형 천창.
- University of Hong Kong, Department of Architecture — Modern Architecture: A Visual Lexicon: 평면·단면·입면도 열람 및 원출처 표기.
- 정면 사진 · 측면 사진: Sandstein, 2006, CC BY 2.5.
- 아키픽 —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쇼츠: 사용자 제공 영상, AI 재구성 고지 확인.
자료 확인: 2026년 9월 17일. 외관에 대한 평가는 공개된 사진과 도면을 바탕으로 한 편집자의 해석입니다.